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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 야당 협조 어렵자 “다시 개정” 으름장
야당 불참에 예산 마음대로 늘리고 심사는 졸속

1987년 민주화 체제 이후 처음으로 국회 상임위를 독식한 ‘거대 여당’ 민주당이 그야말로 독주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민주당은 그제 17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직후 16개 상임위 전체회의를 열어 단독으로 3차 추경안(35조3000억원) 처리에 돌입했다. 어제는 예산안 처리의 마지막 단계인 예결위 전체회의도 열었다. 여당은 상임위에서 정부 원안보다 예산을 마음대로 늘렸다. 산업자원위가 정부 안보다 2조3100억원을 증액했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도 3163억원을 늘려 의결했다.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모두 3조1031억원을 증액했다. 다수의 상임위가 고작 1~2시간 안에 회의를 끝냈다. 오죽하면 기재위에 참석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여당과 정부의 졸속 운영에 유감을 표한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을까. 상임위만 졸속이겠나. 예결위와 본회의 심사도 여당의 독식이 불 보듯 뻔하다. 아무리 급하다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예산을 이런 식의 독단과 졸속으로 처리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파워볼게임

민주당은 공수처 출범도 밀어붙일 태세다. 공수처법은 야당이 반대하면 출범이 난망하다. 추천위원 7명 중 야당 몫 2명의 위원이 반대하면 공수처장 후보 선출을 위한 정족수(6명)가 미달하기 때문이다. 이 법은 지난 연말 패스트트랙을 통해 본회의를 통과시킨, 사실상 여당 뜻대로 만든 법이다. 그래놓고 야당의 협조가 어려운 상황이 되자 여당이 공수처법 자체를 고쳐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공수처법 개정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으로 신속하게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이해찬 대표),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출범시키겠다”(백혜련 법사위 여당 간사)면서다. 아무리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공수처 출범을 위해 어떤 수단과 방법도 동원할 수 있다는 발상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그야말로 숫자와 힘으로 밀어붙이면 된다는 것을 금과옥조로 여긴단 말인가.

민주당은 1987년 민주화 개헌 이후 지켜 온 국회 관행을 깨고 유례없는 독단적 국회 운영을 시작했다. 아무리 야당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식의 독주와 독단은 곤란하다. ‘정치 집단’인 집권 여당이 대화와 타협을 등한시하며 국정을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야당은 국정 운영의 동반자다”라는 말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에 나온다. 그 말이 맞다.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여당은 공존과 협치의 정신을 놓아선 안 된다. 국민이 다수 의석을 몰아준 이유에는 ‘야당을 설득하는 것도 결국 여당의 책임’이란 점이 포함돼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협치 없는 일방통행식 독주는 오만이다. 결국 그게 쌓이면 한순간에 주저앉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파워볼실시간

[경향신문]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검·언 유착’ 의혹을 두고 검찰이 2개의 외부기구에 수사 방향을 묻는 수순으로 가고 있다. 수사팀이 차려진 서울중앙지검 시민위원회가 29일 수사심의위 소집을 의결했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같은 날 대검 과장·연구관들이 모인 회의에서 전문수사자문단 위원 추천 작업을 마쳤다. 한 사건을 놓고 검찰 내 판단이 갈려 수사심의위와 수사자문단이 함께 열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되는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을 심의해 수사를 계속할지, 기소나 구속영장 청구 등을 해야 할지 판단하는 제도다. 이와 달리 검찰 내·외부 인사가 함께 참여하는 수사자문단은 대검과 일선 검찰청 의견이 갈려 전문적인 협의·판단이 필요할 때 검찰총장이 소집하도록 돼 있다. 권고적 효력이 있는 두 회의체의 결정은 검찰이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으나, 그 판단이 갈리거나 어떤 결정이 먼저 나오느냐에 따라 수사 향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착수한 한 검사장 직접 감찰까지 더하면 검찰 밖에서 3개의 결정이 이어질 상황이다.

검찰 내분은 심각한 선을 넘고 있다. 그 책임은 윤 총장이 자초한 면이 있다. ‘강요 미수’ 혐의를 적용한 수사팀의 구속영장 청구 방침에 대검 실무진이 반대하자 윤 총장은 직권으로 사건을 수사자문단에 회부했다. 이에 반발한 수사팀은 영장에 담을 구체적인 범죄사실도 대검에 보고하지 않고, 대검이 요청한 자문단 추천도 거부했다. 당초 수사지휘를 대검 부장회의에 위임했던 윤 총장이 최측근인 한 검사장 사건에 개입하면서 비호 의혹에 휩싸인 격이다. 급기야 29일 대부분 현직 검사들을 위촉한 것으로 전해진 수사자문단 선정 회의엔 대검 부장들이 불참했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30일 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해달라고 공개 건의하고 나섰다. 검찰 내부의 지휘체계와 언로·신뢰가 무너진 양상이다. 이 정도면 어떤 수사 결과가 나와도 국민들이 선뜻 믿기가 어렵다. 검찰은 자성해야 한다.파워볼게임

이 사건은 ‘채널A 기자가 한 검사장과 공모해 수감 중인 전 신라젠 대주주에게 여권 인사 비위를 캐려고 강압취재를 했다’는 의혹 제기로 시작됐다. 국민들은 그 ‘공모’가 사실인지, ‘강요 미수’ 등 범죄가 성립되는지 진상을 알 권리가 있다. 한 검사장 소환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 검찰 내부에서 죄가 ‘있다는 쪽’과 ‘없다는 쪽’이 내홍하는 것은 볼썽사납다. 윤 총장은 독립된 수사를 보장하고, 그 진상을 보고 공명정대하게 사건을 매듭짓기 바란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

<채널에이(A)>와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 유착’ 의혹 수사를 둘러싼 검찰 지휘부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갈등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팀의 이의 제기에도 수사의 적절성을 따지는 전문수사자문단(자문단) 소집을 강행하자 서울중앙지검이 30일 소집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공문을 대검찰청에 보냈다. 수사팀에 ‘특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을 달라는 요구도 했다. 건의 형식을 띠었지만 항명에 가까운 강한 문제 제기다.

서울중앙지검은 “사실관계와 실체 진실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지금 단계에서 자문단을 소집할 경우 시기와 수사 보안 등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에 대검은 “(채널에이 기자) 구속영장 청구 방침까지 대검에 보고하였으면서 이제 와서 실체 진실과 사실관계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또 다른 핵심 피의자인 한 검사장 소환 조사는 대검의 제동으로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수사의 핵심 길목을 막아놓은 채 수사의 적절성을 따지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자문단은 대검과 수사팀이 각각 자문단원 후보자를 추천해야 하는데, 수사팀의 참여 거부로 대검 추천 인사만으로 구성된 상태다.

윤 총장은 유난히 이 사건 수사에 방어막을 쳐왔다. 대검 감찰부 배제, 채널에이 압수수색 당시 수사팀 공개 질책, 구속영장·소환조사 제지, 자문단 회부 독단 결정, 자문단 구성 강행 등이 모두 그렇다. 자신의 최측근이 연루된 사건이면 뒤로 물러서 있는 게 합당한 태도인데, 주요 국면마다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제 식구 감싸기’의 종합판을 보는 듯하다. 이래서는 수사의 공정성이라는 외양조차 갖출 수 없다.

서울중앙지검이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의 독립성을 원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타당하다. 특임검사는 검사의 중대한 범죄 혐의를 수사할 때 수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최종 수사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게 돼 있다. 사회적 이목을 끄는 검사 비위 사건에 여러 차례 적용된 바 있다. 검찰 고위직이 관련된데다 총장의 ‘측근 감싸기’ 비판이 제기되는 이번 사건이야말로 특임검사가 필요한 사안이다.

안타깝게도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의 모습이 전두환 정권 시절, 멀리는 박정희 정권 시대로 수십 년 퇴행하고 말았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5일 6개 상임위원장에 이어 29일 11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 의원으로 선출한 것은 전두환 정권의 야당 및 민주화 세력 탄압이 극에 달했던 1985년 제12대 국회 이후 처음이다. 또, 국회의장이 야당 의원들을 상임위원회에 강제 배정한 것은 1967년 제7대 국회 이후 처음이다. 박정희 정권은 그 직후 3선개헌을 통해 장기집권과 독재의 길을 닦았다. 176석을 가진 거대 여당으로서 협치와 국민 통합을 위해 여야 합의로 원(院) 구성을 마무리할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힘만 믿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결과다. 103석의 제1야당이 과도한 요구를 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원 구성 과정을 보면 야당의 실체를 인정하기보다 들러리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견제 없는 권력은 수많은 문제를 낳는다. 벌써 야당이라는 브레이크를 제거한 채 권력이 원하는 대로 폭주하는 폭정(暴政)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35조3000억 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가 각 상임위에서 시작됐지만, 외교통일위원회는 예비심사 64분 만에 정부 원안대로 가결했다. 반시장·반민주 입법도 무더기로 추진 중이다.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남북 철도·주택 사업에 LH 등의 참여 근거가 되는 건설산업기본법·철도산업발전법, 5·18과 세월호 사건에 정부 입장과 다른 견해를 밝히면 처벌하는 역사왜곡금지법, 정규직 전환을 강제할 수 있는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법 등 수두룩하다.

4·27 판문점선언도 국회에서 비준할 계획이라고 한다. 김정은의 북핵 폐기 진정성이 없는 상태에서 판문점선언을 비준한다면 북한은 멋대로 도발하고 우리만 스스로 족쇄를 차고 있는 셈이 될 것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정치적 중립을 위한 최소 장치인 ‘야당의 거부권’을 없애는 입법도 추진하겠다고 한다. 공수처의 위헌성, 군소 정당을 끌어들여 연동형 선거법과 짬짜미한 법안이라는 태생적 결함 등을 고려하면 법치주의도 심각한 위협에 처하게 됐다.

이런 1당 국회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예산안 졸속 심의만 봐도 알 수 있다. 다음 대선이나 총선, 어쩌면 내년 4월 부산시장 및 각종 재·보궐 선거에서 새로운 심판이 내려질지 모른다. 그때까지 민주주의 후퇴와 예산 낭비 등의 부작용은 이제 국민이 감내할 수밖에 없다.

2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된 대남전단 사진. 북한은 대규모 전단 살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2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된 대남전단 사진. 북한은 대규모 전단 살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하는 내용의 대남 전단 살포를 강행할 태세다. 남한의 대북 전단을 문제 삼은 북한이 ‘똑같이 당해 보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전단 살포는 접경지에서 우발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일이다. 북한의 통신망 두절, 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자칫 군사적 충돌을 유발하지 않도록 남북 모두 전단 살포를 자제해야 한다.

 북한은 20일 조선중앙통신 인터넷 홈페이지에 문 대통령 사진이 찍힌 전단 더미 위에 담배꽁초가 버려진 사진 등을 공개하며 전단 살포 계획을 밝혔다. 통일부는 “(4·27 판문점 선언 등 적대행위 금지에 대한) 남북한 합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중단을 촉구했지만 21일 북한 통일전선부는 “계획을 변경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똑같이 제대로 당해봐야 우리가 느끼는 혐오감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한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보복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탈북민단체 역시 대북 전단 살포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인천시 강화도 석모도에서 쌀을 담은 페트병을 보내려던 큰샘은 인천시와 지역 주민들의 만류로 계획을 보류했지만,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5일 즈음 전단을 살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이 대북 전단 살포만 막는다고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손놓고 방치할 일은 아니다. 이는 단순히 자존심 싸움이 아니라 군사적 충돌로 사태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2014년 북한은 남한에서 대북 전단을 매달아 날린 풍선을 향해 고사포를 쏘아 우리 군이 대응사격을 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벌어졌었다. 전단 살포가 군사적 지원과 함께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17일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공개한 4가지 군사행동 방안에도 적시돼 있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이를 비준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여기서 또 다른 군사행동으로 수위가 높아질지도 주목된다.

북한은 대남 전단 살포를 강행하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을 중지해야 한다. 탈북민단체들도 지금은 북한을 자극할 때가 아님을 명심하길 바란다. 국민의 안전을 볼모로 삼은 남북 대결은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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