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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경기 마지막이라고 생각, 심적 부담 없어”
마지막 꿈은 3루타

[서울=뉴시스] LG 트윈스 이성우. (사진=LG 제공)
[서울=뉴시스] LG 트윈스 이성우. (사진=LG 제공)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우리나이로 마흔, 현역 야구선수에겐 황혼과도 같은 나이다. 전성기를 훌쩍 지나 내리막길을 걷는 게 일반적이다.파워볼게임

그런 면에서 LG 트윈스 이성우(39)의 불혹은 조금 다르다.

백업 포수를 맡아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도, 몇 차례나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 20년간 한 번도 쳐보지 못했던 결승 홈런과 그랜드슬램도 프로 21년 차에 터뜨렸다.

“후회와 미련을 남기지 않겠다”는 다짐을 지키며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즌을 불태우는 중이다.

올 시즌 그의 성적은 2일 현재 35경기 타율 0.300(40타수 12안타), 3홈런 10타점이다. 소질이 없는 줄만 알았던 타격에서 모두를 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통산 4홈런에 그쳤지만 올해는 시즌 절반 만에 3개의 아치를 그렸다.

이성우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심적으로 쫓기는 게 없다. 매 경기 후회 없이, 미련 없이 하려고만 한다”면서 “어차피 내가 타율 3할 이상을 칠 것도 아니고, 10홈런을 기록할 것도 아니지 않나. 결과에 대한 부담이 없어지니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뒤늦게 얻은 깨달음이다. 2000년 LG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던 그는 1년 만에 방출됐다. 이후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 다시 SK를 거쳤고 지난해 다시 LG로 돌아왔다. 선수 생활 내내 주전을 차지하지 못했던 만큼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칠 수 없었다.

그는 “백업을 오래 하고, 1, 2군을 수없이 오가다 보니 한 타석에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고 떠올렸다.

이제는 아니다. 성적이라는 ‘숫자’보다는 스스로 돌아봤을 때 후회 없는 경기를 하기 위해 집중한다.

이성우는 “매 경기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솔직히 타율은 신경 쓰지 않는다. 포수다 보니 포일이나 도루 저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런 수치에서는 아직 경쟁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의 강점인 수비와 노련한 포수 리드에 대해선 수장도 엄지를 치켜든다.

류중일 LG 감독은 “성우는 방망이도 잘 치고, 포수 리드도 잘한다. 투수들에게 힘을 주는 메시지를 많이 던지더라. 이런 부분이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준다”면서 이성우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남은 시즌에도 이성우의 목표는 한결같다.

“살다 보면 ‘후회와 미련 없이 하자’고 마음먹어도 지나고 나면 ‘더 해볼걸’ 하는 후회가 남기 마련이긴 하다. 그래도 내 마음은 항상 똑같다. 한 타석을 나가든, 1이닝 수비를 나가든, 후회와 미련을 남기지 않도록 불태우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선수 생활을 ‘멀리’ 보고 있지도 않다. 욕심이 없다기보다 당장 지금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다.

이성우는 “나는 백업 선수다. 수비가 안 되면 선수는 그만둬야 한다”면서 “내가 더 뛰고 싶다고 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항상 오늘, 내일, 올해만 생각한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빈 마음’으로, 주어진 경기에만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을 먹은 이성우도 의욕을 드러내는 기록이 있다. 바로 3루타다. 이성우의 통산 3루타는 ‘0’이다.

이성우는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3루타를 쳐본 적이 없다. 초등학교 때는 내 달리기가 빠른 줄 알았는데, 중학교부턴 러닝을 하면 뒤처져서 느리다는 걸 깨닫고 현실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래도, 언젠가 안타를 치고 내달려 3루에 안착하고 싶은 꿈이 있다. 후회를 남기지 않고 싶은 그는 “최선을 다해 뛰어보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와 키움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키움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이정후, 박병호.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7.05/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와 키움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키움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이정후, 박병호.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7.05/

[대구=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타고난 야구 천재. 올해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에게 딱 어울리는 수식어다. 장타를 장착하더니 이제는 팀의 새로운 4번 타자로 마음껏 기량을 펼치고 있다.파워볼사이트

이정후의 성장 속도는 놀랍다. 2017년 첫해 가볍게 신인왕을 차지하더니 매 시즌 커리어하이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도 개인 기록을 넘어서고 있다. 이미 12홈런으로 종전 한 시즌 최다 홈런(6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게다가 최근에는 4번 타자 역할을 맡더니 63타점을 기록. 이 부문 공동 3위까지 올라섰다. 타율 3위(0.363), 안타 3위(106개), 타점 3위에 OPS(출루율+장타율)는 1.034로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1.206)에 이어 2위다.

그동안 주로 1번과 3번 타자를 맡았던 이정후는 4번 타자까지 섭렵했다. 올 시즌 박병호의 부진이 길어지자 최근 키움은 ‘4번 이정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임시 4번’으로 나섰던 데뷔전부터 화려했다. 이정후는 지난달 8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데뷔 후 처음 4번 타자로 나섰다. 이날 경기에서 팀이 4-6으로 뒤진 7회말 무사 1,2루에서 극적인 우월 역전 3점 홈런을 날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7월 25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부터는 아예 4번 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최근 3경기 연속 3안타를 때려냈고, 4경기 연속 타점을 쓸어 담았다. 무엇보다 7월 31일~8월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득점권 7타석에서 6타수 6안타(2루타 3개) 9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얻어낸 볼넷은 삼성의 고의4구였다. 그 정도로 4번 이정후의 존재감은 빛이 났다.

손 혁 키움 감독도 ‘4번 이정후’에 대만족이다. 그는 “3번 타순에서 워낙 좋았었다. 서건창이나 이정후는 타순에 영향을 많이 안 받는 스타일이라 괜찮다고 생각은 했다. 그래도 타순을 옮겼다가 안 좋으면 걱정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에 보니까 정후가 해결사 역할을 완벽히 해줘서 좋다. 에디슨 러셀 덕분에 김하성 이정후가 다 같이 좋아졌다”며 흡족해 했다.

타순 걱정은 기우였다. 오히려 이정후가 4번 타자로 나서면서 타선이 전체적으로 폭발했다. 이정후는 “4번에 배치된다고 해서 내가 홈런을 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4번째 타자라는 생각으로 타석에 서고 있다. 타순 부담은 없다”면서 “상황에 맞게 내 역할을 해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라고 했다.

2번 김하성-3번 러셀-4번 이정후로 이어지는 타선은 리그 최강으로 꼽힌다. 이정후는 “하성 선배와 러셀이 앞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뒤에 출전하고 있는 박동원과 박병호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뒤에 박동원 선배, 박병호 선배도 계신다. 앞, 뒤에 좋은 타자들이 많아서 도움이 된다”면서 “내가 프로에 와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박병호 선배가 계신 덕분이다. 많은 걸 배웠다. 좋은 선배들이 있어 내가 성장할 수 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6개월 만에 실전 나서 통산 4승..”대회 없던 기간엔 동생·남자친구와 경쟁”

드라이브온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 든 대니엘 강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드라이브온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 든 대니엘 강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5개월여 만에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재미교포 대니엘 강(28)은 세계적인 코치 부치 하먼(미국)과 ‘레전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전했다.파워사다리

대니엘 강은 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털리도의 인버네스 클럽에서 열린 LPGA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자회견에서 하먼에 대한 질문에 “그가 코스 안팎에서 인간으로서, 코치로서, 멘토로서 등 나에게 해준 모든 것에 고맙다”면서 “그를 제 인생에서 만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먼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스윙 코치를 지내고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도 가르친 세계적인 코치다.

2018년부터 하먼의 지도를 받은 대니엘 강은 2018∼2019년 뷰익 상하이에서 2연패를 달성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LPGA 투어가 5개월여의 공백기를 보낸 뒤 다시 열린 이번 대회에서 트로피를 추가했다.

그는 2월 호주에서 열린 대회에도 출전하지 않았던 터라 실전은 1월 말 게인브리지 LPGA 이후 6개월 만이었음에도 까다롭기로 소문난 인버네스 클럽에서 사흘 내내 선두를 지키며 통산 4승을 달성했다.

대니엘 강의 최종 라운드 경기 모습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대니엘 강의 최종 라운드 경기 모습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3번 우드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중단 기간 3번 우드 연습을 많이 했다”고 귀띔한 대니엘 강은 “하먼은 3번 우드가 내 백에서 최고의 클럽이 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얘기했는데, 그게 이번 주의 하이라이트였다. 이번 주에 3번 우드를 많이 썼다”고 밝혔다.

그는 “하먼의 시간은 정말 소중한데, 그는 나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다양한 것들을 했다. 그에게 쉼 없이 배운다”면서 “골프장 안팎에서 사고하는 방식, 뒤처져있을 때나 앞서 있을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등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또 한 명의 골프계 ‘거물’은 소렌스탐이었다.

이번 대회 전 대니엘 강은 소렌스탐에게 연락해 사흘짜리 대회 대비 등에 관해 물었다고 한다.

대니엘 강은 “나흘짜리 대회와 비교해 경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소렌스탐이 조언해줬다”면서 “어젯밤에는 ‘정확히 네가 원하는 위치에 있으니 계속 공격적으로 하고, 너의 경기 계획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도 보내왔다”고 전했다.

이날 막판에 셀린 부티에(프랑스)에게 쫓길 때 소렌스탐의 조언은 힘을 발휘했다.

대니엘 강은 “‘경기 계획을 지키자’고 스스로 말했다. 공격적으로, 내 경기를 하는 거였다”면서 “다른 사람이 뭘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16∼18번 홀 내내 공격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중단 기간 부상이나 불편한 점이 있던 곳을 돌보고, 여러 골프장에서 많은 라운드를 했다는 그는 “오빠(골프 선수인 알렉스 강), 매버릭(남자친구 매버릭 맥닐리)과 많은 경기를 했다. 그들의 티에서도 쳐보고, 나의 티에서도 쳐봤다”며 “우리가 항상 경쟁한 덕분에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열린 두산과 키움의 경기. 러셀이 3회말 1타점 좌중간 2루타를 날리고 기타를 치듯 환호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지난달 30일 열린 두산과 키움의 경기. 러셀이 3회말 1타점 좌중간 2루타를 날리고 기타를 치듯 환호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유격수 출신 에디슨 러셀(26·키움)이 KBO리그를 강타하고 있다. 강렬한 타격, 안정된 수비, 그리고 침착한 성격까지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화제가 되고 있다.

러셀이 KBO리그를 사로잡기까지 단 4경기면 충분했다. 지난달 28일 두산전부터 지난 1일 삼성전까지 20타수 8안타(타율 0.400)를 때려냈다. 데뷔전에서 두산 라울 알칸타라의 151㎞ 강속구를 받아쳐 첫 안타를 날렸고, 이튿날 두산 유희관의 시속 119㎞ 느린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2루타를 날리기도 했다.

러셀의 타격을 보면 탁월한 운동 능력이 느껴진다. 스트라이드 하는 두 다리에서 팽팽한 탄력이 만들어진다. 긴 공백 탓에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을 거라는 우려를 한방에 날렸다. 빠른 공과 느린 변화구를 가리지 않은 러셀은 지난달 31일 삼성 벤 라이블리의 커브를 받아쳐 KBO리그 첫 홈런도 터뜨렸다.

러셀은 키움 입단 과정에서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던 선수다. 2012년 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1번)로 오클랜드에 입단한 그는 2015년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2016년 21홈런을 기록하며 올스타전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단숨에 MLB로 도약한 러셀의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2017년 이후 장타력이 떨어졌다. 당시 가정폭력(키움 구단은 물리적 폭력이 아니라 ‘문자 폭력’라고 해명)을 저지르는 등 방황하기도 했다. 지난겨울 컵스에서 방출된 그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미국에서 새 구단을 찾지 못했다.

키움은 올해 초 외국인 타자 타일러 모터를 방출한 뒤 6월 말 러셀과의 계약에 성공했다. 지난해 컵스에서 연봉 340만 달러(40억원)를 받았던 러셀을 53만 달러(6억3000만원)에 잡은 것이다. 최근 기량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26세 MLB 특급 선수를 이 조건에 영입한 건 한국과 미국은 물론, 일본 야구 관계자들도 놀랄 일이었다.

입국 후 자가격리를 마친 러셀은 퓨처스(2군)리그 2경기에서 5안타를 터뜨렸다. 기록도 좋았지만, 몸 관리와 훈련법 등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매우 진지했다는 후문이다. 손혁 키움 감독은 “2군에서 단 2경기를 뛰는 데도 구체적인 계획이 있더라. 무엇 하나 허투루 하는 게 없다. 경기를 준비하는 걸 보면 다른 선수들도 느끼는 게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1군에 올라온 러셀은 MLB 스타다운 클래스를 보여줬다. 첫 경기부터 유격수를 맡아 안정된 수비를 자랑했다. 동료 내야수들과 손발이 잘 맞았다. MLB에서도 수비만큼은 늘 최고의 평가를 받았던 그는 빠르고 감각적이면서도 안정감 있는 동작으로 키움 내야의 중심을 잡았다.

러셀이 3번 타자로 나서자 키움의 핵타선은 더 강해졌다. 손현 감독은 4번 이정후 뒤를 지켰던 5번 박병호를 지난달 30일 6번으로 이동했다. 5번은 박동원이 맡았다. 타격 부진에 빠진 박병호를 뒤로 빼도 러셀의 합류 덕분에 키움 중심타선은 탄탄했다.

러셀의 합류는 키움 타선에 ‘메기 효과’를 일으켰다. 러셀에게 유격수를 내주고 3루수로 출전 중인 김하성은 지난 4경기에서 17타수 10안타(타율 0.588, 홈런 2개)를 터뜨렸다. 올 시즌 뒤 MLB 진출을 노리는 김하성에게는 러셀의 합류가 큰 자극이다. 김하성은 “러셀은 경쟁자가 아닌 지원군”이라고 말했다. 키움은 러셀 합류 후 4경기를 모두 이겼다.

러셀의 등장은 KBO리그 전체에도 활력과 충격을 주고 있다. 그의 데뷔전 상대였던 두산은 2-3이던 9회초 1사 2·3루에서 김하성을 고의볼넷으로 거르고 러셀과의 승부를 선택했다. 러셀은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이튿날 김태형 두산 감독은 취재진에게 “(앞 타자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낸 것에 대해) 러셀에게 미안하다고 전해달라. (그가 어떤 타자인지) 몰라서 그랬다. 그런데 그런 선수가 왜 한국에 왔느냐”며 웃었다.

“몰라서 그랬다”는 말은 김태형 감독 특유의 유머다. 동시에 ‘그 정도로 잘할 줄은 몰랐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아직 러셀을 만나지 않은 선수들과 감독들도 큰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LG 유격수 오지환은 “전부터 러셀을 좋아했다. 그의 데뷔전을 영상으로 봤다. 뭔가 다른 선수”라고 말했다.

김식 기자

KIA 김선빈.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KIA 김선빈.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KIA의 키스톤 콤비에 반전이 필요하다.

2020시즌 KIA 내야의 가장 큰 변화는 키스톤 콤비였다. 10년간 2루를 지켰던 안치홍이 롯데로 이적하면서 내야 지각 변동이 일었고, 그 결과 3루수였던 박찬호가 유격수로, 김선빈이 2루수로 옮겨가면서 새로운 내야진이 탄생했다.

다만, 자리를 잡는 과정이 험난하다. 김선빈은 시즌 초부터 잇따른 부상 악재로 두 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이탈해 경기 감각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찬호의 상황은 정반대다. 거의 전 경기 유격수로 선발 출장하면서 체력 소모가 극에 달했고, 이는 곧 수비 실책과 타격 난조로 이어졌다. 주전 키스톤 콤비가 동반 출장한 경기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탓에 손발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따르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2일 현재 박찬호의 수비 이닝은 598.2이닝으로 10개 구단 주전 유격수 중 롯데 딕슨 마차도(603이닝)에 이어 2위다. 그만큼 체력 소모가 컸다. 5강팀 유격수인 김재호(두산) 노진혁(NC) 에디슨 러셀(키움) 오지환(LG)이 맹타를 휘두르고 있지만, 박찬호의 타격감은 제자리걸음인 이유다. 2일 현재 타율 0.240, 최근 10경기 타율은 0.152으로 1할대까지 떨어졌다.

KIA 박찬호. 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KIA 박찬호. 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휴식기를 줘야 한다는 여론이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지만, 맷 윌리엄스 감독의 선택지엔 여전히 박찬호뿐이다. 오로지 실력으로만 라인업을 짜는 윌리엄스 감독의 기용 철학에도 계속해서 주전 유격수로 출장하는 이유는 대체 불가 자원이라는 데 있다. 김규성이 후발 주자로 꼽히지만, 아직 경험치가 부족하고, 타격에서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탓에 선발 임무를 맡기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김선빈은 올시즌 초 유독 부상 악재가 잦았다. 6월 9일 첫 번째 햄스트링 부상으로 악재를 겪었고, 지난달 5일에는 복귀 12일 만에 같은 부위를 또다시 다치면서 공백기를 가졌다. 지난 1일 사직 롯데전에서 약 한 달간의 재활 끝에 2루수 및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지만, 2군을 거치지 않고 바로 1군에 투입된 탓에 경기 감각을 찾지 못하는 듯했다. 이날 5회 1사 1, 2루 상황 병살 코스의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송구 실책을 범해 1점을 내줬고, 타격에서도 4타수 무안타로 흐름을 끊었다.

단독 3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돌풍을 이끌었던 KIA는 2일 현재 5위로 내려앉으며 분위기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5강 팀들에 비해 방망이가 약했던 KIA의 상승세 동력은 막강한 마운드와 수비였다. 강점인 수비마저 흔들리면 순위는 다시 곤두박질칠 수 있다. 내야의 중심인 키스톤 콤비의 컨디션 회복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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