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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오른쪽)가 일 하면서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자 얼굴이 분진으로 뒤덮여 있다. 왼쪽은 안까지 분진으로 뒤덮인 마스크 사진.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오른쪽)가 일 하면서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자 얼굴이 분진으로 뒤덮여 있다. 왼쪽은 안까지 분진으로 뒤덮인 마스크 사진. 연합뉴스


고(故) 전태일 열사 50주기 하루 전, 분진을 뒤집어 쓴 ‘새까만 얼굴’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사진 속 주인공은 현대차 전북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이들은 부실한 마스크 탓에 분진을 흡입하며 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공장 측은 “(노동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다시 지급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노동자들은 수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파워볼엔트리

지난 12일 SNS에 얼굴 전체가 까만 분진으로 뒤덮인 노동자의 사진이 공개됐다. 마스크를 쓴 채 작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와 입 주변에는 온통 분진 투성이었다. 다른 사진에는 안쪽까지 새까맣게 변한 마스크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분진이 제대로 걸러지는지 의문스러운 상태였다.

금속노조 전북지부 현대차 전주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이들은 상용차를 생산하는 공장의 하청업체에서 공장 설비를 유지·보수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항상 철, 유릿가루 같은 분진에 노출되기 때문에 이를 막아주는 방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 유명 제품인 3M 방진 마스크를 지급하던 회사가 최근 성능이 좋지 않은 다른 마스크로 교체했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이 마스크를 쓰면 분진을 그대로 마시게 된다”며 이전 제품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했으나, 하청업체와 원청 모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수급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기존 마스크의 수량이 있는 인터넷 구매 페이지 링크까지 보내줬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한다.

현대차 전주공장 측은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10일부터 노동자들의 요구에 따라 기존에 지급하던 3M 방진 마스크를 다시 제공하고 있다”며 “사진에 나온 방진 마스크도 KSC 1등급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고 13일 밝혔다. 이어 “논란이 제기된 마스크와 새로 지급한 마스크의 가격은 비슷한 수준”이라며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할 마스크를 회사가 제공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공장 측의 이번 입장을 인정하면서도 수량이 충분하지 않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광수 현대차 전주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은 “그동안 사측에서는 마스크 수급의 어려움을 이유로 교체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최근 기존 마스크를 다시 지급했다”면서 “수량이 넉넉하지 않아 노동자들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처 주소를 보내는 등 노동자들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응답이 없다가 이제야 교체에 나선 점에 대해서도 서운함을 토로했다.

SNS에 사진이 공개된 당일, 문재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했다. 노동계 인사에게 무궁화장이 추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이 “촛불정부가 노동중심 사회를 위해 앞장서줘 고맙다. 전 열사가 뭐라고 얘기할지 궁금하다”고 하자 “전태일 열사는 ‘아직 멀었다’고 하시겠지요”라고 답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앵커]

오늘부터 대중교통과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를 안 쓰면 최대 1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파워사다리

단속 공무원의 마스크 착용 지시에 불응하고 소란을 피울 경우엔 가중 처벌도 받을 수 있는데요,

단속 시행 첫날인 오늘, 서울역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신준명 기자!

마스크 쓰기가 일상화된 만큼, 큰 혼란은 없을 것 같은데 현재 상황 어떤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곳 서울역은 이른 아침부터 점심 시간대인 지금까지 ktx 등 열차를 타려는 이용객들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10개월 가까이 지나면서, 서로의 안전을 위해 집 밖을 나서면 무조건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덕분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마스크로 입만 가렸거나,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이른바 ‘턱스크’를 한 사람도 종종 보였는데요,

오늘부터 대중교통이나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경우엔 과태료를 물게 됩니다.

개편된 거리 두기 시행에 따라 다중이용시설 23종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에서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지키지 않을 경우 운영자에게는 300만 원 이하, 이용자에겐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어디서 어떻게 써야 하는지 헷갈릴 수 있는데요,

장소별로 자세히 따져보면 식당이나 카페에선 음식물을 섭취할 때만 제외하고, 주문이나 계산,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수영장과 사우나에서는 물에 들어갔을 때를 제외하고 탈의실 등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입니다.

등산이나 산책 같은 실외활동을 할 때 2m 거리 두기를 지킬 수 없는 경우엔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합니다.

또, 500명 이상 집회 시위 장소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입니다.

흡연은 음식물 섭취로 분류돼 마스크 착용에서 예외긴 하지만, 흡연 전후에는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망사형이나 밸브형 마스크는 금지됩니다.

‘턱스크’도 단속 대상입니다.

다만 스스로 마스크를 쓰고 벗기 어려운 장애인이나 14살 미만 등은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단속 공무원은 마스크 착용을 먼저 요구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이런 지시에 불응하고 소란이나 행패를 부릴 경우엔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돼 가중 처벌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역에서 YTN 신준명[shinjm75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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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추미애 법무부 장관.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피의자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강제 진술토록 하는 법을 제정하겠다고 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논란이 일자 이를 의식한 듯 영국의 ‘수사권한규제법’을 예로 들며 그 필요성을 재강조했다.파워볼게임

압수수색 영장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이해되는 면도 있지만 법학자와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국제적으로 논란이 많은 법을 마치 이상향처럼 제시했다”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추미애가 언급한 그 법…”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12일) 추 장관은 자신의 SNS에 “디지털 세상에 살면서 디지털을 다루는 법률 이론도 발전 시켜 나가야 범죄대응을 할 수 있다”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영국 수사권한규제법은 2007년부터 암호를 풀지 못할 때 수사기관이 피의자 등을 상대로 법원에 암호해독명령허가 청구를 하고 법원의 허가 결정에도 피의자가 명령에 불응하면 국가안전이나 성폭력 사범의 경우엔 5년 이하, 기타 일반사범은 2년 이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다”며 “인권국가 프랑스, 네덜란드, 호주도 암호해제나 복호화 요청 등에 응하지 않는 경우 형사벌로 처벌하는 법제를 갖고 있다”고 예시했다.

추 장관이 예시로 든 법은 지난 2000년 영국 정부가 입법한 수사권한규제법(RIPA· Regulation of Investigatory Powers Act)이다. 이 법은 수사 기관이 범죄 혐의가 있는 특정인의 인터넷, 이메일, 통화 기록 등을 본인 동의 없이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국서도 ‘논란 덩어리’
━문제는 RIPA법이 영국 내에서도 언제나 논란의 대상으로 꼽혀왔다는 점이다.

당초 이 법은 테러 등 흉악범죄에 대응하고자 만들어진 법이다. 그러나 시행 이후 적용 대상이 점차 넓어져 최근에는 범죄 혐의가 뚜렷하지 않은 일반 민간인의 정보까지 조회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013년에는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근무했던 미국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영국 감시기관이 민간인들의 통화 기록, 이메일 내용, 인터넷 접속 기록 등을 수집했다”고 폭로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영국 정부는 “모든 개인정보들이 합법적으로 수집됐으며 범죄를 막는데 혁신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가 된 법이 바로 RIPA법이다.

이에 영국 내에서도 보안 전문가들이나 인권운동가들의 반발이 심하며, 심지어 영국 정부 일각에서 조차 우려를 제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학자들 “영국법, 인권 보호 측면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해”
━선진국이라면 모두 ‘인권 강국’일 것이란 생각을 가지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법조계에선 영국법 자체가 인권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은 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실 영국법이 인권 보호 측면에 있어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 대상은 아니다”라며 “국제적으로 영국법은 인권 보호를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곤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헌법학자도 “영국은 사실상 신분 제도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국가가 아니냐”면서 “시민혁명을 통해 들어선 정부도 아니고, 공화정 체제로 시작된 정부도 아니기 때문에 법의 근본 자체가 시민들의 인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무에 있는 변호사도 “추 장관 뜻, 어떤 의민지 알겠으나…”
━압수수색 영장의 실효성 확보만을 목적으로 둔다면 추 장관의 주장이 아예 비논리적인 것은 아니다.

형사 사건을 다수 맡아온 노종언 변호사(법무법인 에스)는 “실무에 있는 사람 입장에서 추 장관이 어떤 측면을 언급한 것인지는 이해가 된다”며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다 해도 보안성이 높아 정보에 접근할 수 없는 경우, 혐의를 입증할 수 없어 결국 법원에서 무죄로 풀려나는 피고인들이 참 많다”고 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작용 우려가 더 큰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노 변호사는 “추 장관이 제정을 검토하겠다고 한 법의 내용은 무죄 추정의 원칙, 양심의 자유 등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면서 “현행 국제 인권법 방향성과 역행하는 내용”이라고 의견을 밝혔다.안채원 기자 chae1@mt.co.kr

코로나19 신규 확진 엿새째 세자릿수
14일 민주노총 등 전국민중대회 예정
99명씩 서울 30개소..경찰 “99명 차원 관리”
당국·경찰, 달라진 대응놓고 “내로남불” 지적
전문가들 “수도권 일상 감염..감염 소지 충분”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 집회 차단을 위한 펜스가 세워져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 집회 차단을 위한 펜스가 세워져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지난달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완화된 지 1개월을 경과한 가운데,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엿새째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번 주말 전국 단위 10만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까지 예정되면서 감염 확산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모이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며 경고했지만, 경찰은 “99명 이하 기준으로 관리할 것”이라며 광복절·개천절 집회 때와 다른 기조를 보였다. 당국과 경찰의 이 같은 대응에 대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는 191명으로 집계됐다. 지역 발생은 162명, 해외 유입은 29명으로 이달 8일부터 엿새째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는 이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로, 지역 발생 확진자 수(162명)만으로도 이달 1일부터 발생한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넘어섰다. 이로써 이달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24.7명이 됐고, 이날까지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은 날은 이달 중 10일이나 된다.

더욱이 토요일인 14일에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어 감염 확산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경찰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등은 14일 오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전국민중대회와 전국노동자대회 집회를 신고했다. 지난 9일 2020전국민중대회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 역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4일 전국 13개 지역에서 총 10만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산하·가맹조직의 99명을 넘지 않는 사전집회는 오후 2시부터 서울 30개곳에서 열린다. 오후 3시께부터는 여의도공원 1문과 12문 사이에서 99명 규모의 본대회가 열린다. 본 대회를 마친 오후 4시부터는 여의도 민주당·국민의힘 당사 인근 5개 구역에 각각 99명이 모인 집회가 1시간가량 개최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경찰의 ‘차벽 설치’ 등 강경 대응은 없을 전망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99명 신고 집회이니 99명 차원에서 관리할 것”이라며 “(차벽 설치)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99명 범위 내에서 펜스 등을 설치해 (집회를)관리할 것”이라며 “(개천절 집회)당시 서울시에선 10명 미만으로만 모이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서울시에서 99명 미만 집회는 허용해 줬고, 99명 미만을 신고했으니 서울시 기조와 같이 그에 맞춰 관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이러한 경찰 대응에 ‘내로남불’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북을 통해 “개천절 땐 광화문 일대가 코로나19 창궐 지역이고, 오는 14일에 광화문 일대는 코로나19 청정 지역이냐”며 “반(反)정부 시위대는 살인자고, 민중대회 시위대는 민주 시민이냐”고 비판했다.

앞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달 4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사망한 사람만 해도 7명”이라며 광화문 집회 주동자들을 가리켜 “살인자”라고 말한 바 있다.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지난 8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테러 집단화한 극우세력을 정부가 직접 통제해야 한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등 광복절 광화문 집회 주최자들을 ‘테러집단’으로 명명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99명씩 30개소로 나뉘어 집회를 진행한다고 해도 감염 확산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결국 ‘사람 간’ 거리두기가 돼야 한다. 거리두기라는 게 결국 집단, 집회 이런 곳에 모이지 말라는 것”이라며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올리진 않았지만 사실상 수도권은 일상 감염이 돼 있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같이 구호를 외치고 (집회 이후)마스크 벗고 식사를 하는 등 감염의 소지는 당연히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pooh@heraldcorp.com

한달 계도기간 끝..다중이용시설·대중교통서 걸리면 ’10만원’
서울시 광화문역·삼성본관 앞 50여명 투입, ‘마스크 캠페인’
대개 코 가리고 모범착용..”정부가 방역 잘해야” 일부 반발
이미 적응한 업주들, ‘부담’보단 수용..”과태료 과하지 않아”

13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서울시 공무원들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출근길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안내하며 마스크를 배부하고 있다.(사진=이은지 기자)
13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서울시 공무원들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출근길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안내하며 마스크를 배부하고 있다.(사진=이은지 기자)

13일 오전 8시쯤 시민들이 출근길을 재촉하는 가운데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마스크! 최고의 백신’, ‘(코로나19) 함께 극복해요’가 앞뒤로 쓰여진 띠를 부착한 서울시 공무원들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일제히 개찰구 쪽에 도열해 시민들을 맞이한 것이다.

마스크를 잘 눌러쓴 이들은 ‘지하철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입니다’라는 현수막을 펼쳐 들고, 시민들에게 준비한 방역용 마스크와 전단지를 배부했다. “마스크 착용 부탁드립니다”라는 당부도 함께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이 개정되면서 이날 0시부터 정부가 지정한 실내 다중이용시설과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에겐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한 달 간의 계도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현장 단속으로 과태료 부과가 가능해진 첫날, 서울시는 ‘마스크 의무화’를 거듭 알리고자 이른 아침부터 이같은 캠페인을 벌였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 앞에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차민지 기자)
13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 앞에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차민지 기자)

같은 시각 서울 중구 삼성본관 앞 버스정류장에서도 비슷한 홍보활동이 진행됐다. 오전 8시 13분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이동하는 중년 남성이 나타났다. 그는 “죄송하지만 마스크를 써주셔야 한다”는 시(市) 관계자의 안내에 이내 외투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착용했다.

약 한 시간 동안 코와 입이 드러나게 마스크를 걸친 ‘턱스크’ 족이 3~4명 포착됐지만,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는 요청에 반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서울시는 이날 캠페인을 벌인 두 장소에서 마스크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시민 등에게 배부하기 위해 마스크 1천장을 준비했다. 위반사항을 적발해 과태료를 물리는 것보다는 ‘시정’에 목적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내 '마스크 미착용 시 10만원 과태료 부과'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사진=이은지 기자)
서울시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내 ‘마스크 미착용 시 10만원 과태료 부과’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사진=이은지 기자)

서울시 이용우 안전총괄실 안전지원과장은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한 마스크의 효력이 확인됐기 때문에 모든 국민에게 마스크를 쓰도록 계도하고, 혹시라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분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과태료를 부과하게 됐다”고 밝혔다.

‘턱스크’ 등이 걸리더라도 1차 착용요구에 응하면 과태료를 물지 않아도 되는 등 실효성을 문제삼는 목소리에 대해선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 국민들이 스스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시설들의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단속해왔는데 한걸음 더 나아가 시설을 이용하는 국민들에게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추가된 것”이라며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모두 같이 협조하셔서 코로나19가 조기에 끝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전반적으로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수용하는 분위기였다.

황모(60·남)씨는 “좀 불편하긴 하지만, 이제 우리가 생활하는 모습 자체가 바뀐 것 같다”며 “주변에서도 딱히 불만을 토로하는 건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보다는 겨울이 되니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한결 편하다”며 “(추위를 막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50대 여성 유모씨도 “불편하지만 그래도 해야하는 조치”라면서 “회사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많이 강조한다”고 했다.

13일 오전 한 60대 여성이 '마스크 미착용 시 과태료 부과'를 알리고 있는 서울시 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다.(사진=이은지 기자)
13일 오전 한 60대 여성이 ‘마스크 미착용 시 과태료 부과’를 알리고 있는 서울시 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다.(사진=이은지 기자)

다만, 일부 시민은 안경 착용과 기저질환 등을 들어 마스크 상시착용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 광화문역에서는 60대 여성 이모씨가 “정부가 방역을 잘해야 국민들에게 고통을 안 주지, 이게 무슨 일인가”라며 “겨울에 눈 나쁜 사람들은 죽는다. 국민들한테 (마스크 착용을) 왜 강요하냐”고 격양된 목소리로 담당 공무원들에게 항의했다.

서울시 관계자들이 ‘공공장소니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달랬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이씨는 가슴께를 가리키며 “심장이 좀 안 좋은데 (마스크를) 장시간 쓰니 지금도 여기가 아프다”며 “정부가 방역을 잘해서 마스크를 벗게 만들어야지, 이걸 안 쓴다고 벌금을 매기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영업중단에 대한 부담으로 코로나 감염을 걱정하던 업주들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마스크가 가장 확실한 방역조치지만, 그간 손님들이 반발할까 권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다.

13일 서울시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에게 배부한 전단지와 마스크.(사진=이은지 기자)
13일 서울시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에게 배부한 전단지와 마스크.(사진=이은지 기자)

사우나를 운영하는 70대 남성은 “사우나 안에서도 손님들이 알아서 잘 쓰고 계신다”며 “어차피 지킬 건 지켜야 하니 (정부의) 과태료 부과가 딱히 과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PC방을 운영하는 김모씨 역시 “마스크 착용은 평소에도 해오던 일이라 커다란 변화는 체감하지 못한다”면서도 “일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던 사람들에게 업주들이 이야기할 명분이 뚜렷해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지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향후 중점관리시설 9종과 일반관리시설 14종 등 총 23종의 다중이용시설과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한다.

중점관리시설로는 클럽·룸살롱 등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실내 스탠딩공연장·방문판매 등 직접판매 홍보관·식당·카페 등이 해당된다. 일반관리시설은 PC방·교습소를 포함한 학원·독서실·스터디 카페·결혼식장·장례식장·영화관·공연장·목욕장업·직업훈련기관 등이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 앞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 관계자들.(사진=차민지 기자)
13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 앞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 관계자들.(사진=차민지 기자)

착용 효력이 인정되는 마스크는 비말(침방울) 차단 성능과 안전성이 검증된 보건용 마스크(KF94·KF80 등), 비말 차단용(KF-AD), 수술용 마스크 등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외품’으로 허가되지 않은 제품은 천 마스크나 면 마스크, 일회용 마스크 등이 가능하지만 망사형 마스크·밸브형 마스크 등은 쓸 수 없다.

이러한 마스크를 쓸 때는 코와 입 등을 완전히 가려야 하며, 착용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가중처벌 없이 매회 최대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용자에게 마스크 착용 의무를 고지하는 등 안내 의무를 다하지 않은 시설관리자 및 운영자는 1차 위반 시 최대 150만원, 2차 이상은 최대 300만원을 물게 된다.

다만, 만 14세 미만은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며, △생후 24개월 미만 영유아 △호흡기가 좋지 않은 기저질환자 등도 부과대상이 아니다.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할 때, 물 속이나 탕 안에 있을 때, 방송에 출연할 때, 개인 위생활동을 할 때, 신원을 확인해야 할 때 등도 예외로 허락된다.

[CBS노컷뉴스 이은지·차민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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