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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의장-여야 원내대표 정례 회동
野 “공수처장, 특별감찰관과 동시 진행”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영 최서진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국정 감사와 예산 심의 과정에서 피감기관 행태가 도를 넘었다. 국회의장은 국무위원의 안하무인격 답변 태도와 오만불손에 대해 제지해달라”고 요구했다.파워볼실시간

주 원내대표는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국회의 번영과 위상은 여야는 물론 국회의장과 운영원장도 힘을 합쳐 우리 스스로 지켜야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피감기관이 여당 의석을 믿고 그러는거 같은데, ‘어디서 가짜뉴스가 만들어졌나 했더니 여기서 만들어진다’ 이런 발언이 나오고, 국무위원이 예결위원장을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일들이 공공연하게 벌어졌다. 국회의장께서 꼭 입장 정리가 있었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노 실장은 지난 13일 국회 운영위에서 대규모 집회 방역과 관련해 야당 의원과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어디서 가짜뉴스가 나오나 했더니, 여기서 나온다”라고 한 바 있다. 추 장관은 앞서 지난 12일 국회 예결위에서 법무부 특수활동비와 관련해 야당과 설전을 벌이다 정성호 예결위원장으로부터 “적당히 좀 하시라”는 제지를 받았다. 이후 추 장관이 정 위원장을 ‘민주당 동지’라는 한 편지를 놓고도 야당은 “훈계성 서한”이라며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장 추천과 관련해 “청와대 특별감찰관,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을 공수처장 추천 절차와 동시에 진행하자고 이미 여러번 제안했다. 반드시 그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ypark@newsis.com, westjin@newsis.com

광주권 생활쓰레기 연료 1t당 1만8000원에 나주 공급
나주 주민들 “광주 쓰레기 반입 반대, 각자 발생지서 처리해야”
광주시 “인허가는 전남도·나주시가 하고, 책임 떠넘겨선 안 돼”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나주 열병합발전소(SRF) 반대 대책위원회가 16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 도로에서 SRF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차량 시위를 열고 있다. 단체는 광주에서 발생한 쓰레기 일부를 나주시에 반입, 연료화하는 SRF발전소가 대기 오염 등을 야기한다며 가동을 반대하고 있다. 2020.11.16.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나주 열병합발전소(SRF) 반대 대책위원회가 16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 도로에서 SRF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차량 시위를 열고 있다. 단체는 광주에서 발생한 쓰레기 일부를 나주시에 반입, 연료화하는 SRF발전소가 대기 오염 등을 야기한다며 가동을 반대하고 있다. 2020.11.16.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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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이창우 기자 = 대기환경 오염을 우려해 이웃 대도시에서 발생한 생활쓰레기로 만든 고형연료(SRF) 반입과 소각에 반대하는 도시 간 쓰레기 처리 문제가 대규모 차량 원정 시위로 번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오전 광주시청 앞 도로에서 나주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 노동조합협의회(광전노협)와 ‘SRF저지 나주시민 비대위’ 등 80여개 나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광주 쓰레기 나주SRF열병합발전소 반입 반대’ 차량 승차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광주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발생지 처리 원칙에 의해 광주에서 전량 자원화 또는 매립해야 한다”며 “나주시로 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원정 집회는 주민들이 반대하는 나주SRF열병합발전소를 매몰처리하기 위해선 오는 30일까지 전체 시설 손실비용 보존방안과 부담 주체를 확정하고 막바지 협상을 해야 하지만 광주권 생활쓰레기 자원화 시설(청정빛고을) 손실 비용이 복병으로 떠오르면서 사실상 협상이 중단된 게 원인으로 전해진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나주 열병합발전소(SRF) 반대 대책위원회가 16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 도로에서 SRF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차량 시위를 열고 있다. 단체는 광주에서 발생한 쓰레기 일부를 나주시에 반입, 연료화하는 SRF발전소가 대기 오염 등을 야기한다며 가동을 반대하고 있다. 2020.11.16.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나주 열병합발전소(SRF) 반대 대책위원회가 16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 도로에서 SRF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차량 시위를 열고 있다. 단체는 광주에서 발생한 쓰레기 일부를 나주시에 반입, 연료화하는 SRF발전소가 대기 오염 등을 야기한다며 가동을 반대하고 있다. 2020.11.16.wisdom21@newsis.com


나주혁신도시 주민들은 청정빛고을 시설과 SRF연료 공급계약 불이행에 따른 손실 보존금액이 나주SRF열병합발전소 매몰처리의 최대 걸림돌로 인식하고 있다.엔트리파워볼

이러한 점에서 난방공사가 제시한 8000억원이 넘는 매몰비용 중, 3분의1을 차지하는 광주권SRF 생산시설 매몰비용은 발전소 건설에 앞서 체결된 협약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열병합발전소 연료사용 문제에서 촉발돼 도시 간 쓰레기 처리 문제로 번진 나주혁신도시 SRF열병합발전소 가동 갈등은 혁신도시 주민들의 집단 민원이 주된 원인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광주시의 이기적인 쓰레기 처리 행정이 크게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는 쓰레기를 연료로 만들어 전량 이웃 도시의 열병합발전소에 1t당 1만8000원에 판매해 수익을 얻는 구조인 반면, 쓰레기연료 반입에 거부하는 나주혁신도시 주민들은 난방요금 납부를 통해 연료구입비를 간접 적으로 부담하는 방식이라 반발이 커지고 있다.

나주혁신도시 주민들은 SRF를 연료(자원)로 보지 않고, 사실상 광주시 생할쓰레기를 매일같이 나주로 실어와 소각하는 이기적인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점도 반발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광주시가 주민 집단 반발에 부딪혀 도시 내 유일한 상무쓰레기 소각장을 폐쇄하고, 광주에서 발생하는 1일 360여t에 달하는 생활쓰레기를 고형연료로 만들어 나주혁신도시로 전량 보내는 계획을 실행한 점도 반발의 빌미가 됐다.

반면 광주시는 전남도와 나주시가 인허가를 내줘서 건립된 나주SRF열병합발전소에 쓰레기가 아닌 고형연료를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납품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광주시는 광주 남구 양과동에 SRF연료 생산공장(청정빛고을)을 건립하기에 앞서 공동 투자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를 통해 전남도와 나주시에 ‘광주권SRF 나주 반입’에 대한 사전 동의를 받았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나주SRF열병합발전소 가동 문제는 기본적으로 나주 내부 문제이며, 인허가권자인 전남도, 나주시를 비롯해 운영권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SRF발전소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연료화시설인 청정빛고을에 투자한 광주시도 2000억원 가까운 손해를 봤다”며 “발전소 가동 여부는 난방공사가 결정한 사안이라 광주시가 도와 드릴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cw@newsis.com

“공직자도 신분 망각하는 정치과잉시대 도래”
“秋, 장관 아니라 민주당 당원이라 선언한 것”
“삼권분립에 대한 도전..국회를 우습게 여겨”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성진 최서진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에게 ‘민주당 동지’라고 쓴 페이스북 글을 놓고 야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바야흐로 공직자도 신분을 망각한 채 정치를 하는 정치과잉 시대가 도래했다”며 “추 장관은 지난 예결위에서 답변 태도를 지적하는 정 위원장을 향해 우리는 함께하기로 한 ‘민주당 동지’라며 자신을 너그럽게 여겨달라 호소했다”고 언급했다.

이 의장은 이어 “이번 발언으로 추 장관 자신이 대한민국을 위한 법무부 장관이 아닌, 민주당을 위해 모든 권력을 이용하는 민주당 당원임을 전 국민 앞에 선언했다”면서 “공직자 신분을 망각한 추 장관은 그 자체로 탄핵이나 경질 사유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동지’란 보통 당 내에서 당원이나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라며 “근래 예결위원들의 질의에 불량한 태도로 답변했던 추 장관이, 이를 경고했던 예결위원장을 사실은 공개적으로 겁박한 것”이라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삼권 분립과 공정한 예산심사에 대한 파렴치한 도전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현 권력이 국회를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지”라고 말하면서, “21대 국회를 만든 유권자와 그 장면을 목도하고 있는 국민들을 업신여기는 것”이라고 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비이성적 사고로 자신의 본분보다는 야당 의원들과 소음 공해를 넘어 테러 수준의 악다구니 논쟁을 일삼는 막무가내 철없는 장관으로 인해 대부분의 국민들이 매우 피곤하고 힘겨운 하루하루를 영위하고 있음을 아냐”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국민을 위한 봉사자가 아니라 여전히 자신을 둘러싼 권력의 조직원으로서 사고하고 속이 뻔히 보이는 정치 셈법으로만 행동하는 자를 어찌 일국의 사법 부처의 수장으로 옹위하고 아직까지도 방치하는 것이냐”며 “대통령께서는 속히 결단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6. photo@newsis.com

앞서 지난 14일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서 자신을 두고 “딱 한마디 했더니 종일 피곤하다”고 언급한 정성호 민주당 의원을 향해 “한마디 말씀으로 온종일 피곤하셨다니 민망하고 송구하다”면서 “예산 감시 활동을 조명받지 못하고 잡음만 조명이 돼 유감이라는 데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저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특히 예결위에 대해 “뭉칫돈을 가져다 쓰는 대검에 가서 제대로 된 확인과 점검에 대한 질의 대신 아무런 근거도 없이 법무부 국장이 오십만원씩 나눠 가졌다는데 밝히라고 담당국장을 세워놓고 11번이나 추궁했다”며 “정작 짚어야 할 대검 특활비 문제는 물타기가 돼 덮어져 버렸다”고 했다.

추 장관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노라고 도종환 시인께서 말씀하셨듯 흔들리지 않고 이뤄지는 개혁이 어디 있겠느냐”며 정 위원장을 향해 “그 길에 우리는 함께 하기로 한 민주당 동지”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서로 오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모두가 개혁을 염원하는 간절함으로 인한 것이라 여기시고 너그러이 받아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j87@newsis.com, westjin@newsis.com

상급기관 결정 미뤄지며 기관장 선임 지연
이슈 대응 등 기관 운영 위한 결정에 제약
NST 이사장도 공석..신속한 해결 어려울듯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인 한국식품연구원 산하 세계김치연구소(김치연)가 수장 공백 1년을 맞았다. 본원 흡수냐, 존치냐를 따지는 과정이 너무 길어진 탓이다. 상급 기관의 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김치연구소 소장직은 하재호 전 소장의 임기가 지난해 11월 17일 만료된 후 공석 상태다. 아직 신임 기관장 공모 절차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본원 흡수, 존치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새로운 기관장 선임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수년 전부터 비롯됐다. 2016~2017년 국정감사, 지난해 진행된 2018년도 결산 당시 성과를 이유로 본원과 통합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본격 논의는 지난해 11월부터 검토되기 시작했다. 태스크포스(TF)가 총 9차례 운영됐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기획평가위원회에서 ‘현행유지’ ‘본원 통합’ ‘농림축산식품부 이관’ 등 안을 두고 논의를 지속했다. 각 안에 따른 장단점을 따진 결과, 지금까지는 기관 통합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수장 공백 1년이 된 지금까지 명확한 결론이 나오고 있지 않다. 코로나19 여파도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주제가 워낙 민감한 탓이 컸다. 종합적인 의견 일치와 결론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 와중에 김치연은 기관 운영에 필요한 주요 결정에 많은 제약을 겪고 있다. 최지석 김치연 노조 사무국장은 “소장 공백으로 외부 이슈 사항, 산업계 요구사항 대응과 같은 중요 결정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NST 등 상급 기관이 이미 방향을 정해 놓고도 사후 후폭풍을 우려해 의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당장 의사 결정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NST는 전임 원광연 이사장 임기 만료로, 대행이 이끌고 있다. 굵직한 의사 결정에 한계가 있다. 더욱이 NST 소관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개입을 꺼리고 있다. 단시일 내에 사태 봉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면 해를 넘길 우려가 크다.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상황이 장기화된 것은 우리도 바란 일이 아니다”라며 “통합을 밀어붙일 것이냐, 존치할 것이냐 확고한 결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새로운 NST 이사장이 자리할 때를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강인규 리포트] 왜 미국 시민 절반은 여전히 트럼프를 지지했을까

[강인규 기자]

▲  미국은 이번 대선에서 기록적 투표율을 보였지만, 이는 깊어진 정치양극화의 결과이기도 하다. 11월 3일 꼭 투표하라고 촉구하는 홍보물이 공원 앞에 세워져 있다.
ⓒ 강인규

펜실베이니아에서 조 바이든의 승리가 확실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나는 펜실베이니아 주립공원을 거닐고 있었다. 그곳에서 바이든이 승리를 거머쥐면서 두 가지 사실이 분명해졌다. 하나는 대선이 끝났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백악관에 머잖아 새 주인이 들어설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 이외에는 별로 뚜렷해 보이는 게 없었다.

한국 언론은 재빠르게 미국 유권자들이 ‘화해의 바이든’에 표를 던졌다거나, ‘포용의 리더십을 택했다’는 표제를 단 기사들을 쏟아냈다. 선거를 판가름한 펜실베이니아에 살고 있지만, 나는 이 평가에 선뜻 동의하기가 어려웠다. 이 주가 바이든의 손을 들어줄 당시, 두 후보의 득표차는 0.5% 포인트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표가 시작된 후, 펜실베이니아는 한동안 옅은 분홍으로 표시되다가, 막판에 옅은 하늘색으로 바뀌며 결국 ‘승자’의 정당을 상징하는 짙은 파란 색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이 짙푸른 색은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승리 선언’ 후 일주일이 다 돼 가던 11월 13일에도 펜실베이니아는 여전히 개표 중이었는데, 99.2%가 완료된 상황에서 두 후보의 득표차는 고작 6만 표에 머물렀다.따라서 유권자의 선택을 색으로 표시한다면 (눈에 띄지 않을 만큼만 파랑에 가까운) 보라색이어야 정확할 것이다. 여기에 지도를 펴놓고 지역별로 투표결과를 채색해 보면 상황은 더 미묘해진다. 드문드문 자리 잡은 도시지역 대여섯 군데와 대형 주립대가 위치한 대학촌 한 곳을 제외하면 온통 붉은 색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확실한 파랑’은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 두 곳 뿐이다.

▲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에 실린 펜실베이니아주의 지역별 개표결과. 파란 색이 민주당이고 붉은 색이 공화당이며, 색의 강도는 득표율을 나타낸다. 일부 도시 지역을 제외하고는 공화당 지지도가 매우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인콰이어러

상황은 미시간과 위스콘신도 마찬가지였다. 펜실베이니아를 포함한 이 세 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켜온, 이른바 ‘푸른 장벽 주(Blue Wall states)’ 3총사로,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로 돌아섰다가 이번에 가까스로 바이든에게 위태로운 승리를 안겼다. 미국인들은 정말 ‘화해’와 ‘포용’을 선택했을까?

기이한 승리와 패배

펜실베이니아의 표가 확정되기 전까지 바이든은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상태였다. 양쪽 후보 중 270석을 확보하는 이가 선거에서 이기게 되는데, 바이든은 6석을 추가하기만 하면 됐다. (미국 선거제도에 대해서는 “직선제 거부한 미국은 정치 후진국일까 http://bit.ly/cNq5vA” 참고)

214석을 얻은 채 뒤쫓던 트럼프는 56석이 더 필요했지만, 펜실베이니아에서 20석을 확보하면 충분히 판을 뒤집을 수 있었다. 둘은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접전을 벌였는데, 이곳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남부 지역으로, 2016년에 트럼프를 선택했던 곳이다(노스캐롤라이나는 결국 트럼프를 택했다).

이 남부 세 주를 손에 넣고, 펜실베이니아까지 거머쥐면 27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다시 4년을 집권할 수 있게 될 터였다. 개표 초반부터 트럼프는 앞의 세 주는 물론,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선두를 지키며 민주당 지지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결국 바이든이 이 동부의 주와 서부의 네바다를 손에 넣으며 승리를 확정지었지만, 그 이후 벌어진 상황은 코로나 사태만큼이나 초현실적이었다.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이 앞서가기 시작하자 ‘개표를 멈춰라!’, ‘사기극을 멈춰라!’는 트윗을 날렸다. 하지만 미 동부 시간으로 6일 오후 바이든의 승리가 확정되자, 트윗을 멈추고 긴 침묵에 빠져들었다. 많은 이들이 ‘드디어 패배를 인정한 모양이다’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할 때쯤, 트럼프는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내가 이겼다, 큰 차이로!”(동부시간 기준 7일 10시36분)

▲  펜실베이니아 개표 결과로 승패가 분명해졌음에도 트럼프는 “내가 크게 이겠다”고 주장했다.
ⓒ 트위터

바이든의 당선 이후 공화당 지도부나 내각이 보인 태도는 트럼프에 동조하거나 아예 입을 닫는 것이었다. 트럼프야 이제 떠날 사람이니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고 해도, 계속 유권자의 표를 빌어야 할 정치인들이 어떻게 이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정말 미국인들이 ‘바이든 리더십’을 선택했다면 말이다.

침묵하는 공화당이 믿는 것

현재까지 공화당의 거물급 인사 중에서 바이든에게 의례적 축하 인사라도 한 이는 부시 전 대통령, 미트 롬니 의원,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 그리고 곧 퇴임할 윌 허드 정도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이전부터 트럼프와 설전을 주고 받은 이력을 지니고 있다. 예컨대 부시는 지난 5월 ‘코로나 사태를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는데, 자극 받은 트럼프는 이렇게 트윗으로 응수했다. “좋은 말씀 하셨는데, (트럼프 자신이 당한) 탄핵 사기극 때에는 그 ‘정치화’ 어쩌고 하는 이야기 안 하고 어디 숨어 계셨나.” 이후 부시의 측근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안 찍겠다고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크게 놀랄 일이 아니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

롬니와의 악연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시작됐다. 그는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지명되는 것을 대놓고 반대하면서, 그를 ‘허풍쟁이’에,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최근에는 개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투표했는데, 트럼프는 안 찍었다”고 공언하더니, 급기야 트럼프를 일컬어 “공화당의 900파운드짜리 고릴라”라고 조롱했다.

하지만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바이든 당선을 인정하지 않은 채 “합법적 표는 끝까지 세되, 불법적 표를 세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선거부정’ 주장에 힘을 실은 꼴이다.

조시 홀리 상원의원 역시 “대통령은 언론이 뽑는 게 아니라 국민이 뽑는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당선자는 합법적인 개표가 끝나고, 재검표를 하고, 부정투표 혐의를 조사한 뒤에야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바이든은 아직 합법적 당선자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지난 10일에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기자로부터 “권력 이양이 늦어지면 국가안보에 문제가 생기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호언했다.”곧 트럼프 2기로 순조롭게 권력이 이양될 것이다.”

▲  11월 10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권력이양 지연 우려에 대한 기자의 질문을 받고 “권력은 트럼프 2기로 순조롭게 이양될 것”이라며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고 답변했다.
ⓒ CNN

같은 날 트럼프는 다시 트윗에 “국민들은 이 조작된 선거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썼다. 바이든이 유권자의 선택을 믿듯, 트럼프를 비롯한 다수 공화당 의원들이 믿는 것도 유권자들이다. 바이든은 기록적인 표를 얻었지만, 트럼프 역시 4년 전보다 수백 만 표를 더 얻었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인데, 양쪽 지지세력 모두 대폭 늘었다는 것은 미국 내의 정치양극화가 얼마나 깊은 상태인지를 보여준다.게다가 트럼프는 심각한 방역실패, 극단적 사회 분열, 아연할 인종주의와 여성혐오 행태를 반복한 뒤에도 이런 성적을 거뒀다.

▲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민주당 지지자 집앞이 홍보물로 도배돼 있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은 이 지지 표시는 트럼프 정부에 대한 깊은 환멸을 보여준다.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 지지 현수막은 훨씬 드물었으나, 선거결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 강인규

두개의 좌절과 분노

개표가 시작되자 유수언론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이미 ‘바이든 유력’, ‘압승예상’을 점쳤던 언론이니, 자신들의 예측과 시시각각 전개되는 개표상황을 비교하면서 생생한 보도를 쏟아낼 법한데, 상황은 그렇게 전개되지 않았다.

“투표가 끝난 후 시민들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당시 <뉴욕타임스> 인터넷판 머리에 걸린 기사의 표제다. 그걸 누가 모른단 말인가? 학교신문 기자도 쓰지 않을 뻔한 제목의 기사는 몇 시간이 지나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투표 결과는 언론의 예측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뻗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자들도 지켜보는 것 이외에 딱히 할 말이 없었을 터이다.알맹이 없는 기사 몇 개가 느리게 지나간 뒤, 흥미로운 기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것도 기자 아닌 독자들이 보내온 글들이었다. 한 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민주당 지지자들로 보였는데, 대개 이런 한탄을 담고 있었다.

파란색 물결. 조 바이든의 압승. 선거가 끝나고 나서 곧 깨닫게 된 현실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그토록 많은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정말로 사랑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내 동료 시민들이 그의 거짓, 그의 허풍, 그의 바이러스 대처 실패, 그의 반대자들을 향한 공격, 그의 폭력적 행태가 용서할 만하거나, 심지어 존경스럽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가치, 도덕, 이상, 이웃에 대한 존경은 무가치한 폐물로 전락한 것일까?

그 뒤 내 시선이 멈춘 글에는 전혀 다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서두에는 앞의 독자와 마찬가지로, 언론의 잘못된 예측을 비판한 뒤 치열하게 경합하는 투표 결과를 언급했지만, 그 뒤에 쏟아낸 좌절과 분노는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가 4년 전에 시작한 포퓰리즘(대중주의) 운동이 부패한 정치권에 의해 좌절되어서는 안 된다. 정보를 독점한 언론이 아무리 상황을 왜곡한다 해도 이 도도한 흐름을 멈출 수는 없다. 좌파가 그 결과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몸부림치겠지만, 이 혁명은 앞으로도 4년 내내 계속될 것이다.

▲  트럼프의 예상치 않은 선전은 보수지역이 아니라, 뉴욕과 같은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도 드러났다. “뉴요커들이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2016년보다 더 많은 표를 던졌다”고 보도한 <월스트리트>지 인터넷판.
ⓒ WSJ

‘꿈’과 ‘희망’에 신물이 난 유권자들

2008년 오바마는 대선에 도전하며 ‘꿈’과 ‘희망’을 말했다. 그는 분명히 역사적인 대통령이었고 매력적인 인물이었으나,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데 실패했다. 금융위기 경제를 물려받기는 했지만, 저소득층의 삶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오바마 8년간의 소득증가율은 정체되거나 매우 느려, 부시나 트럼프 때보다도 낮았다.

야심차게 추진한 의료보험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공화당의 집요한 방해가 주원인이기는 했지만, 애초에 목표로 했던 전 국민 의료보험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지 못했고, 어정쩡한 타협으로 누더기 제도를 남겼다. 그의 재임 기간에 대학생들의 등록금 빚 역시 가파르게 올랐다.대외적으로는, 전 세계 정상을 대상으로 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대대적 감청 사실이 드러났고, 전시 아닌 평시에도 드론을 동원한 폭격이 일상화됐다. 오바마는 스스로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지 못했을 뿐 아니라, 후임으로 개혁과 거리가 먼 인물인 힐러리 클린턴을 지원했다.

▲  부시, 오바마, 트럼프 집권 기간의 시급 증가율을 보도한 <워싱턴포스트>. 오바마 재임기가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금융위기 이후 급락한 임금을 거의 회복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임기를 끝냈다.
ⓒ WP

일자리를 두 개, 세 개 뛰어도 삶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 사람들에게 ‘희망’, ‘꿈’, ‘공존’, ‘다양성’ 같은 수식어를 내세운 정치는 배부른 소리로 들릴 뿐이다. 기성정치는 곧 위선의 동의어가 됐고, 오바마가 남긴 자리는 트럼프의 ‘꾸미지 않은 분노’에 대한 공감으로 채워졌다. 양쪽 누구도 현실을 개혁할 수 없다면, ‘혐오의 카타르시스’라도 누릴 수 있게 해 줄 후보가 경쟁력을 얻기 마련이다.

트럼프의 집권은 불행한 일이었다. 하지만 정말 두려운 결과는 트럼프를 대체한 바이든이 ‘기성정치인’의 한계를 되풀이할 때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트럼프에게 아직 충분한 기회를 주지 못했다고 믿는 지지자들이 4년 뒤 그를 다시 뽑거나, 그보다 더한 인물을 백악관에 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을 도덕적으로 비난하기는 쉽다. 하지만 빗나간 예측 결과가 보여주었듯, 정교한 여론조사조차 ‘숨은 트럼프 지지자’의 존재와 위력을 제대로 드러낼 수 없었다. 자신의 정치 성향을 그토록 깊이 감춘다는 사실은, ‘트럼피들’ 스스로 자신들의 정치적 선택이 도덕적으로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뜻일 터이다. 그들 다수는 부도덕해서라기 보다, 도덕적으로 상쇄하거나 위로 받을 수 없을 만큼 고달픈 삶을 살고 있는 탓에 또다시 트럼프를 선택했다.

미국의 현 상황은 근본적 개혁의 열매 없는 ‘진보’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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